나는 이혼을 하게 되면. 내 경력에 이혼離婚이라는 글자가 붙는다면, 사람들이 나를 더 자유롭게 - 아픈 사람이니 상처를 건드리지 않겠지 하는 그런 - 대하겠지, 하는 그런 기대감을 조금은 가지고 있었다.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진 수 많은 문제점을 견딘 것도 어딘가에는 결국엔 편안해 지고 말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다. 물론 제이를 사랑하지마는, 그것과 다르게 원래 가지고 있는 불량한 기질도 - 제이와 함께라면 내 마음대로 하는 일이 더 쉽겠지하는 - 버리지 않고 내 마음대로 참 잘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. 다른 누군가와 함께라면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은 미래를 제이와 함께라면-이라는 기대를 꽤 품고 시작한 것이다. 그러나 상상과는 다르게 복병도 꽤 있다. -시시시시댁-.
방금 자고 있는 제이의 이마를 사정없이 찰싹! 때리고 나왔는데 제이는 그저 모기라도 물렸다는 듯, 몇 시야? 하고 다시 자버렸다. 그 뒤로 자는 얼굴에 대고 속에 있는 말을 여과 없이 흘려보냈는데 제이는 아마 듣고도 못 들은 척 하는 것 같다. 그의 이런 모습이 때로 고맙기도 하지만 끝도 없이 얄밉기도 한 것이다. 어제는 친구처럼 다정하게 대하다가도 오늘은 전에 없던 적敵처럼 사정 없이 쏘아보기도 하고. 제이는 참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. 그러니 결국 애증愛憎의 관계로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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